하루 4시간 연습한 ‘못생긴 표정’ 챔피언

‘가장 못생긴 표정’을 겨루는 이색 대회에서 수십 년간 도전해 온 영국 남성이 마침내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우승을 위해 하루 3~4시간씩 거울을 보며 표정 연습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각) 영국 컴브리아주 에그리먼트에서 ‘세계 거닝 챔피언십(World Gurning Championships)’이 열렸다. 올해 남자부 우승자는 현지 주민 게드 에클스(Ged Eccles)였다.
‘거닝(gurning)’은 얼굴을 개처럼 으르렁거리듯 일그러뜨리는 것을 뜻한다. 참가자들은 말의 목에 걸어 사용하는 둥근 틀 모양의 마구에 얼굴을 끼운 뒤, 얼마나 기괴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겨룬다. 현지에서는 이 도구를 ‘브래핀(braffin)’이라고 부른다.
이 대회는 매년 9월 셋째 토요일 에그리먼트에서 열리는 장터축제 ‘크랩페어(Crab Fair)’의 마지막 행사로 진행된다. 축제의 역사는 1267년 영국 왕 헨리 3세가 이 지역에 장터를 열 수 있도록 허가한 데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내년 크랩페어가 760회째를 맞는다고 전했다.

축제 이름에 들어간 ‘크랩’은 게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크랩페어 공식 누리집은 영주가 마을 아이들에게 뿌렸다고 전해지는 야생 사과 ‘크랩애플(crab apple)’에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설명한다.
거닝의 정확한 기원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대회의 역사는 최소 185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에 따라 기네스 세계기록에는 가장 오래 이어지고 있는 거닝 세계대회로 등재돼 있다.
에클스에게 올해 우승은 오랜 도전 끝에 얻은 결과였다. 그는 1985년 주니어부에서 챔피언에 오른 경험이 있지만 성인 남자부에서는 여러 차례 정상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09년과 2016년에는 3위에 올랐고, 2023년에는 2위를 차지했다.
결국 올해 처음으로 남자부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가 준비한 시간도 만만치 않았다. 에클스는 5월 말부터 거울을 보며 하루 3~4시간씩 거닝을 연습했다고 BBC에 밝혔다. 목과 광대, 턱 주변의 근육을 풀어 입술을 코 가까이 끌어올리는 특유의 표정을 만들어내기 위해 훈련했다.
오랜 연습 끝에 세계 정상에 오른 에클스는 우승이 매우 기쁘다며 내년 대회에서도 타이틀을 지키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더는 할 수 없는 날까지” 거닝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