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 부딪쳤지? 이제 우리 사귀는 거다' 마트에서 소개팅하는 스페인 청년들
청춘 남녀는 오후 7시에서 8시 사이에 메르카도나 매장에서 ‘탐색전’을 벌인다. 과일 코너에서 파인애플을 거꾸로 들고 있는 사람이 와인 코너로 이동하면 데이트가 시작된다. 이들은 서로의 카트를 부딪쳐 호감을 표현하며, 거꾸로 든 파인애플은 솔로를 의미한다.
카트에 담긴 상품으로 관계의 성격을 나타내기도 한다. 과자와 초콜릿은 ‘단기적인 관계’를, 채소는 ‘진지한 장기적인 관계’를 원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러한 유행에 힘입어 메르카도나는 틱톡에 “선반의 파인애플이 데이트를 기다리고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만남 방식은 틴더와 같은 데이팅 앱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틴더도나’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유명 방송인 비비 린이 마트에서의 만남을 촬영한 동영상과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출연자의 고백이 열풍을 일으켰다.
이러한 상점 데이트는 스페인 백화점 엘코르테 잉글레스로도 확산하고 있으며, 향수 코너가 만남의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심리학자 알리시아 로페즈 로산토스는 많은 젊은이가 연애를 시작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으며, 외로움이 21세기의 유행병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